정말 다사다난 했던 2025년이 마무리 되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잠시 시간이 난 김에 작성해본다.
어떤 식으로 카테고리를 나눠서 작성할까 고민하다가 생각의 흐름대로 작성하려고 한다.
# 1
2025년에 대한 나의 성과 평가 등급은 적당히 좋을 줄 알았는데 정말 좋은 등급을 받았기에 내 등급을 아시는 팀장님이나 다른 분들이 개인적으로 축하도 해주셨다. 평소에 생각해본 적도 없고, 받을 일도 없을 줄 알았는데 받아서 믿겨지지 않아서 그런지 헉! 하고 좋아하다가 그냥 평소와 같은 감정의 흐름으로 지냈다.
동시에 내가 과연 이 등급을 받을만큼 뭔가를 했는가? 또는 이것도 인정욕구일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사람들이 내가 이 등급을 받았다고 하면 이 사람은 이 등급을 받을만하다고 생각을 할까, 아니면 다른 생각을 할까? 와 같이 내가 내 스스로를 검증해보려고 했다. 결국 이 생각의 종착점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개발을 즐겼고, 즐김으로 인해서 좀 더 노력했으며 이로 인해 더 나아갔고 이러한 나의 행동과 마인드가 내 등급을 평가해주는 직책자분들이 마음에 들어했던게 아닐까 라는 결론이 나왔다. 즉, 운이 좋았다.
물론, 좋은 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회사 내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거나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크랩 멘탈리티와 같이 누군가는 나를 좋지 않게 생각하고 내 행동, 실수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 2
나에게 있어서 개발자로서 일(=개발)을 즐기는 것은 어떤 것인가? 는 서비스를 만든다고 했을 때 그 과정 자체가 재밌다는 것 이다. 서비스 정책을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해가며 설계하는 것, 내가 만든 정책을 사용자들, 또는 다른 개발자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코드를 작성하는 것, 좀 더 나아가서 내가 만든 정책에 허점이 있는지 검증하는 것, 많은 사용자 또는 개발자들이 내가 구성한 이 서비스를 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은 이 과정 자체가 재밌게 느껴지는 것 같다.
결국 개발은 실세계 없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내가 일조를 하는게 재밌고 뿌듯하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 3
최근 한 달 동안은 퇴근하고 집에 와서 회사에서 못했던 개발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 한다. 유연근무제로 인해서 하루 근무시간만 채우면 되었기에 7시간을 회사에서 근무하고, 운동을 한 뒤 셔틀을 타느라 부랴부랴 퇴근하기에 남은 1시간 + 알파 로 집에서 업무를 마저 하는 것과 어쩌보다 야근을 하게 되어 8시간을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와서 개발을 하고 잔다던가 하고 있는데 아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가 문득 나는 왜 매일 야근을 하는가? 를 오늘 샤워를 하면서 생각을 해봤다.이것도 # 2 와 같이 그냥 일이 아니라 그저 [재미 + 빨리 끝내고 내가 재밌어하는 개발을 하기 위함]이기에 별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오히려 뿌듯하고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었다. 게임에 빗대면 디아블로에 빗댈 수 있을 것 같다. 스킬도 없이 몬스터 500마리를 잡는 퀘스트라고 하면 나는 빨리 레벨업해서 더 많은 스킬과 더 좋은 장비를 맞추고 싶기 때문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몬스터를 잡는다. 내 일도 마찬가지로 이 작업들을 끝내야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하는 것이다. 내가 만든 시스템을 레벨업 시키는 일인데 왜 재미가 없지? 라는 마인드 같다.
# 4
마인드 얘기가 나와서 이야기해보면 예전에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보며 왜 이 사람들은 본인들이 만든 시스템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공부하지 않는가? 또는 왜 이렇게 하기 싫은 티를 내는가? 왜 불평불만만 하는가? 왜 대충대충하는가? 왜 발전하지 않는가?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게임으로 빗대면 파티플레이 중이라 모두 같이 몬스터를 많이 잡으면 레벨업이 빨리될텐데 왜 몬스터를 잡지 않는가? 에 빗댈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유해진건지, 내가 경력이 차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나와의 차이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이왕 하는 김에 좀 더 재밌게하고, 더 잘 만들기 위해서 공부하고 노력하면 좋지 않은가 싶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와 같지 않다는 것을. 경력만 늘고 개발 실력은 그대로인 사람들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또한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 5
2023-11 회고록에는 인정욕구에 대해서 이야기한 부분이 있다. 그 뒤로 인정욕구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봤고 인정 받기 위해서 행동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어느 순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난 그저 그런 개발자가 아니다라고 표현하려고 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이제는 인정 받았다고 생각해서 그런 생각을 안하는건지도 모르겠기도 하고. 결국, 나만 괜찮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싶다. 인정 바라고 행동한게 아니라면 누군가가 뭐라고 생각한들 뭔 상관인가..? 이제는 나를 많이 의심하지 않게 된 것 같기도하다.
# 6
이제 한 회사에 다닌지 4년이 되었다. 이직을 한 번 생각해보긴 했다. 주변에서 추천해줄테니까 이직하라고 하기도 하고.여러가지 생각들이 많았는데 우선 따로 이직하고 싶지 않다는 것에 도달했다.
이직 한 번 생각해보게 된 계기는 아래와 같았고
- 내가 좋은 성과 등급을 받고, 레벨 프로모션도 받았다는 것은 일을 잘했다는 것인데 이게 내가 개발을 잘해서인지, 개발 실력은 정체되어 있는데 회사 시스템을 잘 알게 되어서(익숙해져서)그런 것인지 모르겠음
- 다른 서비스도 개발해보고 싶음
- 그냥 개발을 했더니 야근비를 준다니.. -> 돈
- 너무 익숙해진 점
- 나와 비슷한 또는 나보다 더 개발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 점
- 출퇴근
- 셔틀 자리 없어지기전에 빨리 탈라고 뛰어가는데 현타옴과 동시에 셔틀을 못타면 편도 1시간 30분이 걸린다는 점. 셔틀타도 1시간 걸린다는 점
이직이 고민되는 이유는 아래와 같았다.
- 나에게 좋은 등급을 주셨다는 것과 레벨 프로모션을 해주셨다는 것에 대해 일과 성과로 보답하고 싶은 점
- 내 의견과 결정에 믿고 맡겨주시기에 더 많은 것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2026년이 될 것 같은 점
- 시스템과 환경이 익숙하다보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점
- 다른 사람들에겐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개발적으로도 인품으로도 배울만한 분들이 계신다는 점
그래서 우선 이직은 미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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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2025년엔 개인적으로 여러면에서 성장한 한 해가 된 것 같다. 내 20대 초반 때의 멘탈과 비교해서 멘탈 깨지는 저점이 예전보다 매우 높아졌고, 여러 프로젝트나 기타 등등의 업무를 하다보니 많은 것을 경험해볼 수 있었으며 딱히 큰 고민거리가 없었던 한 해였다. 이 회사 또는 나의 직책자 분들은 일 하는 만큼 인정해주신다는 것이 느껴져서 불만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일은 많이 하는데 그에 따른 인정이나 보상이 없다면 당연히 이직했겠지만..
2026년엔 AI 툴을 이용해서 짜치는 작업은 빨리 끝내고 이렇게 아낀 시간을 내가 좋아하는 일들에 많이 할애하고 싶다. 더 많이 고민해보고 더 많이 시도해보며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